렉서스가 23일 중국 상하이 모터쇼에서 8세대 신형 ES를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원조 렉서스’ ES가 35년 만에 대대적인 변신을 시도했다. 하이브리드에 이어 첫 순수 전기차 모델까지 선보이며 전동화 시대의 주도권을 잡겠다는 포부다.

신형 ES는 ‘클린 테크 x 엘레강스’라는 디자인 철학을 표방한다. 전통적인 세단 디자인에서 과감히 탈피했다. 렉서스의 상징인 스핀들 그릴은 ‘스핀들 바디’로 진화했다. 복잡한 선을 덜어내고 단순함의 미학을 추구했다는 게 특징이다.
전면부 L자형 주간주행등과 방향지시등을 쌍둥이처럼 배치한 ‘트윈 L-시그니처’는 렉서스 전동화 시대의 새로운 아이덴티티가 될 전망이다. 후면부도 일체형 테일램프와 조명이 들어오는 렉서스 로고로 미래지향적 감성을 살렸다.

실내 공간 혁신도 눈에 띈다. 전장은 5,140mm로 이전 모델보다 165mm 늘었고, 휠베이스도 80mm 확장해 2,950mm에 달한다. 특히 앞뒤 좌석 간 거리를 1,102mm로 77mm나 늘려 뒷좌석 거주성을 대폭 개선했다.
뒷좌석 리클라이닝 기능과 오토만 레그 서포트까지 제공해 ‘쇼퍼 드리븐(운전기사가 모는)’ 차량으로서의 매력을 한층 강화했다. 조수석 시트백을 앞으로 접는 기능까지 더해 후석 승객이 다리를 길게 뻗을 수 있게 했다.



렉서스 최초로 ‘히든 테크(Hidden Tech)’ 스위치를 적용한 점도 흥미롭다. 시동을 끄면 대시보드 아래 스위치가 사라지고, 시동을 켜면 은은하게 빛을 내며 나타난다. 터치패널 같은 세련된 디자인이지만 누르면 촉각 피드백이 전달돼 조작감도 확실하다.
14인치 대형 디스플레이를 갖춘 최신 ‘렉서스 커넥트’ 시스템은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지원한다. 전기차 모델의 경우 내비게이션이 배터리 상태를 실시간 모니터링해 충전소를 자동으로 추천하는 등 지능형 기능을 갖췄다.

파워트레인 선택지도 다양해졌다. 서유럽에는 201마력의 ES 300h, 동유럽에는 247마력의 350h 하이브리드 모델이 공급된다. 두 모델 모두 전륜구동과 사륜구동 옵션을 제공한다.
전기차 모델은 전륜구동 ES 350e(224마력)와 사륜구동 ES 500e(343마력) 두 가지다. 특히 ES 500e는 렉서스의 지능형 사륜구동 시스템 ‘다이렉트4’를 탑재해 주행 상황에 따라 전후륜 구동력을 0:100에서 100:0까지 자유자재로 조절한다.

안전 사양도 한층 업그레이드됐다. 운전자 모니터링 시스템이 최초로 탑재돼 졸음운전이나 스마트폰 사용을 감지하면 경고한다. 위급 상황 시 차량을 안전하게 정차시키고 긴급구조 요청까지 자동으로 수행한다.
사각지대 경고 시스템은 자전거와 오토바이까지 인식하고, 전방 충돌방지 보조 기능은 전동킥보드까지 감지한다. 어댑티브 하이빔 시스템도 더욱 정교해져 도로 표지판 등을 선명하게 비추면서도 다른 차량 운전자의 눈부심을 최소화한다.

신형 ES는 내년 봄 유럽 시장에 먼저 출시될 예정이다. 전동화 시대를 맞아 고급 세단 시장의 판도를 뒤흔들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