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스바루의 간판 모델 아웃백이 완전히 새 옷을 입었다. 2026년형 신형 아웃백은 기존의 왜건 형태를 과감히 버리고 당당한 박스형 SUV 디자인으로 진화했다. 이는 단순한 스타일 변경이 아닌, 아웃백이 추구해온 ‘실용적 모험가’ 정신의 완성판이라 할 수 있다.

신형 아웃백의 외관은 첫눈에 봐도 달라졌다. U자형 그릴과 분리된 헤드라이트가 만들어내는 강인한 인상은 도심 속 세단과는 명확히 구분되는 존재감을 드러낸다. 측면과 하단부의 플라스틱 클래딩 처리는 마치 “진흙탕이든 눈길이든 가리지 않겠다”는 선언과도 같다.

220mm(8.7인치)의 넉넉한 지상고는 말 그대로 ‘어디든 갈 수 있다’는 자신감의 표현이다. 이는 도심형 SUV들이 ‘강해 보이기만’ 하는 것과 달리, 아웃백은 ‘실제로 강하다’는 스바루의 철학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파워트레인은 스바루의 전통을 유지한다. 기본 자연흡기 엔진은 180마력으로 소폭 조정됐지만, 2.4리터 터보 엔진은 여전히 260마력의 강력한 성능을 자랑한다. 두 엔진 모두 CVT 변속기와 사륜구동을 기본으로 탑재해 어떤 노면에서도 안정적인 주행을 약속한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실용성의 대폭 강화다. 2인치 높아진 루프라인 덕분에 트렁크 공간이 980리터로 확장됐다. 캠핑이나 아웃도어 장비를 실어나르기에 더욱 여유로워진 셈이다. 주행 중 100kg, 정차 시 363kg의 무게를 지탱할 수 있는 루프 레일은 ‘짐은 많지만 차는 하나’인 현대인들에게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오프로드 마니아들을 위한 ‘윌더니스’ 에디션은 그야말로 험로의 제왕이다. 241mm(9.5인치)로 더욱 높아진 지상고와 실시간으로 노면 상태에 반응하는 특수 튜닝 댐퍼는 “이 길이 끝나는 곳에서 진짜 여행이 시작된다”는 말을 현실로 만들어준다. 접근각 20도, 이탈각 22.5도, 브레이크오버 각도 21.2도의 스펙은 숫자만으로도 오프로드 애호가들의 심장을 뛰게 한다.
실내는 첨단 기술의 향연이다. 12.3인치 디지털 계기판과 12.1인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현대적인 감각을 더하면서도, 에어컨 컨트롤은 물리적 버튼으로 회귀해 사용자 친화적인 설계를 보여준다. 무선 안드로이드 오토와 애플 카플레이는 이제 당연한 기본 사양이다.

10% 향상된 방음 성능은 장거리 여행의 피로를 줄여줄 것이며, 최대 시속 137km/h까지 가능한 핸즈프리 주행 시스템은 스바루가 안전과 편의성 모두를 놓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아직 정확한 연비와 가격, 출시 일정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2026년형 아웃백은 분명 크로스오버 SUV 시장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할 것이다. 도심에서는 편안하게, 오프로드에서는 자신감 있게 달릴 수 있는 이 모델은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라이프스타일을 완성하는 파트너가 될 것이다.

30년의 세월이 무색하게 더욱 젊고 강인해진 아웃백. 스바루가 내놓은 이 대담한 변신은 “진정한 SUV란 무엇인가”에 대한 명쾌한 답변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