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의 준대형 세단 그랜저가 ‘기본’이라는 틀을 깨고 있다. 가솔린 2.5 프리미엄 모델(3,768만 원)은 이른바 ‘깡통’이라는 선입견을 완전히 뒤집으며, 실속파 소비자들 사이에서 새로운 프리미엄 세단의 기준으로 자리잡고 있다.

이번 그랜저의 가장 큰 강점은 차체 크기다. 전장 5,035mm로 현대차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의 G80(5,005mm)보다 30mm 더 길다. ‘더 비싼 차보다 더 크다’는 이 단순한 사실은 소비자들의 이목을 사로잡기에 충분해 보인다.
외관에서는 최고급 트림과의 차이를 찾기 어렵다. 심리스 호라이즌 램프와 LED 프로젝션 헤드라이트는 물론, 세련된 그라데이션 방향지시등과 오토플러시 도어 핸들까지 기본으로 적용됐다. 특히 18인치 알로이 휠의 세련된 디자인은 기본형이라는 인상을 완벽히 지워낸다.
실내의 완성도는 더욱 인상적이다. 추가 비용 없이 선택할 수 있는 인디고 브라운 투톤 인테리어는 유럽 프리미엄 브랜드를 연상시킬 정도다. 운전석과 동승석 모두 전동 조절 시트를 기본으로 갖췄으며, 12.3인치 디지털 계기판은 최상위 트림과 동일한 사양이다.

다만 전면 통풍시트나 전동 트렁크 같은 고급 편의사양을 원한다면 ‘프리미엄 초이스’ 패키지(129만 원)를 추가해야 한다. 서라운드 뷰 모니터 등 첨단 안전사양도 ‘현대 스마트센스 I'(143만 원) 패키지로 제공된다.
하지만 실용적인 관점에서 보면, 기본 트림에 화이트 컬러(10만 원)와 프리미엄 초이스 패키지만 더해도 3,900만 원대로 프리미엄 세단의 핵심 가치를 모두 누릴 수 있다. 최상위 모델인 캘리그래피 블랙 잉크(4,776만 원)와 비교하면 약 870만 원이나 저렴하다.

이제 그랜저 기본 트림은 더 이상 ‘기본’이 아닌, 실속과 품격을 동시에 잡은 현명한 선택이 됐다. 실용성을 중시하면서도 프리미엄 세단의 가치를 놓치고 싶지 않은 소비자라면, 이 차가 최적의 답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