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자동차 시장에 새로운 ‘게임 체인저’가 등장했다. KG모빌리티(이하 KGM)가 출시한 토레스 하이브리드다. 도심 주행의 94%를 전기차처럼 달릴 수 있는 이 차는, 현대·기아도 아직 구현하지 못한 획기적인 하이브리드 기술로 중형 SUV 시장의 판도를 바꿀 태세다.
토레스 하이브리드의 심장에는 중국 전기차 공룡 BYD의 DNA가 흐른다. 충전용 P1 모터와 주행용 P3 모터를 결합한 ‘듀얼테크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기존 하이브리드와는 차원이 다르다. 이 직병렬 듀얼 모터 시스템은 e-DHT 변속기와 만나 마치 전기차 같은 주행 감각을 선사한다.
연비는 더욱 놀랍다. 복합연비 15.7km/L(18인치 휠 기준)로, 가솔린 모델보다 41%나 향상됐다. 경쟁 모델들의 연비 향상률이 30% 수준에 그치는 것을 감안하면, 이는 괄목할 만한 성과다.
가격은 더욱 매력적이다. 개소세(3.5%)와 친환경차 세제혜택을 적용한 T5 트림이 3,140만 원, T7 트림이 3,635만 원이다. 동급 하이브리드 SUV 중 가장 공격적인 가격이다.
주행 품질도 한 단계 업그레이드됐다. 고급 쇽업소버와 흡음형 타이어, 강화된 방음재로 고급차 못지않은 정숙성을 확보했다. 고전압 배터리는 트렁크 하단에 영리하게 배치해 실내 공간도 그대로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다. 배터리 충전 시의 실내 소음과 진동, 다소 짧은 뒷좌석 암레스트, 에코 모드의 느린 반응성 등은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연 44% 성장하는 국내 하이브리드 시장에서 KGM의 이번 도전은 의미심장하다. 가솔린, 바이퓨얼, 전기차에 이어 하이브리드까지 KGM의 이 전방위적 친환경차 전략이 국내 자동차 시장에 어떤 파장을 몰고 올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