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발 전기차 돌풍이 한국 시장을 강타할 조짐이다. 중국 지리자동차그룹의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 ‘지커(Zeekr)’가 플래그십 SUV ‘7X’를 앞세워 한국 시장 진출을 본격화한다. 639마력의 괴물급 성능을 5천만 원대 가격으로 선보이겠다는 계획이어서 국내 전기차 시장에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지커는 최근 ‘지커 인텔리전트 테크놀로지 코리아’ 법인 설립과 상표권 등록을 마무리했다. 차오위 동아시아 총괄을 대표이사로 영입하고 서울 강남구에 본사를 설립하는 등 한국 시장 공략을 위한 기반도 탄탄히 다졌다.
주목할 만한 점은 지커의 성장 속도다. 2021년 브랜드 출범 이후 판매량이 로켓처럼 치솟았다. 2022년 7만 대, 2023년 11만 대를 기록했고, 올해는 22만 대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 중국 프리미엄 전기차 시장에서 이례적인 성과다.
첫 한국 진출 모델로 예고된 ‘7X’는 동급 최강자다. 639마력 파워트레인이 만들어내는 폭발적인 주행성능은 제로백 3.8초로 이어진다. 1회 충전으로 543km를 달릴 수 있어 주행거리도 충분하다. 특히 800V 초고압 충전 시스템으로 10분 만에 배터리 용량 70%까지 채울 수 있어 충전 걱정도 덜었다.
기술력도 남다르다. 첨단 라이다 센서와 엔비디아 자율주행 칩을 탑재해 미래 모빌리티의 면모를 과시한다. 16인치 OLED 디스플레이와 프레임리스 도어로 미래지향적 디자인을 완성했고, 뒷좌석 레그레스트와 마사지 기능으로 프리미엄급 승차감도 확보했다.
가격은 더욱 매력적이다. 5,500만 원대부터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는 판매가격은 비슷한 성능의 수입 프리미엄 전기차보다 2천만 원 이상 저렴하다. 개별 옵션 선택이 가능한 주문제작 방식까지 도입된다면, 가격 경쟁력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메이드 인 차이나’라는 선입견을 뛰어넘어 기술력과 상품성으로 승부수를 던진 지커의 도전은 국내 전기차 시장에 새로운 활력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고급 전기차 시장의 독과점 구도를 깨뜨리며, 소비자 선택권을 넓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