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형 SUV에서 경차급 연비가 나온다면 누구나 고개를 갸우뚱할 것이다. 하지만 혼다 CR-V 하이브리드가 이 ‘불가능’을 현실로 만들었다. 최근 진행된 연비 경연대회에서 공인 연비 15.1km/L를 훌쩍 뛰어넘는 평균 20.8km/L, 최고 22.7km/L라는 경이로운 기록을 달성한 것이다.

‘연비의 혁신’ 뒤에는 혼다의 독자적인 기술력이 숨어있다. 4세대 2모터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그 주인공이다. 147마력 가솔린 엔진과 전기모터의 완벽한 조화는 총 184마력의 시스템 출력으로 힘과 효율을 동시에 잡아냈다. CR-V의 매력은 연비에만 있지 않다. 4,705mm의 당당한 차체에 2,700mm의 여유로운 축거를 확보해 공간 활용성도 뛰어나다. 뒷좌석 레그룸은 이전 모델보다 15mm 더 넓어져 ‘달리는 리빙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LaneWatch’ 시스템이다. 우측 방향지시등을 켜면 사이드미러 카메라가 촬영한 사각지대 영상이 중앙 디스플레이에 표시된다. 마치 조수석에 든든한 ‘눈’을 한 명 더 둔 듯한 안전장치다.

최근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기름값 시대에 CR-V는 가성비 챔피언으로 떠올랐다. 일상 주행에서도 14km/L 이상의 연비가 나오고, 조금만 신경 쓰면 16km/L도 어렵지 않다. 여기에 0-100km/h 가속 8초 이내의 강력한 동력성능까지 갖췄으니, 이보다 더 완벽한 SUV의 정석이 있을까.
5,180만 원부터 시작하는 가격대는 결코 가볍지 않다. 하지만 뛰어난 연비와 실용성, 첨단 사양을 모두 고려하면 충분히 납득할 만한 수준이다. CR-V는 이제 ‘SUV도 경제적일 수 있다’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다. 중형 SUV의 넉넉함과 경차의 알뜰함을 한 번에 누리고 싶다면, CR-V 하이브리드는 현명한 선택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