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가 인도에서 첫 전기차 ‘카렌스 클라비스 EV’를 공개했다. 7인승 구성에 최대 490km 주행거리를 자랑하는 이 차는 179만~244만 루피(약 2,900만~3,900만 원)에 출시돼 가격 경쟁력까지 갖췄다.

카렌스라는 이름이 다시 등장했다. 2000년대 초 국내 MPV 시장을 주름잡았던 카렌스가 20년 만에 전기차로 부활한 것이다. 기아가 27일 공개한 ‘카렌스 클라비스 EV’는 지난 5월 인도에서 선보인 내연기관 모델의 전기차 버전으로, 기아가 인도에서 현지 생산하는 첫 번째 순수 전기차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건 가격이다. 인도 현지 출시가 179만~244만 루피(약 2,900만~3,900만 원)로 책정된 이 차는 내연기관 모델 115만~215만 루피(약 1,900만~3,500만 원) 대비 전기차 프리미엄이 크지 않다. 전기차 특성상 높은 가격이 걸림돌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상당히 공격적인 가격 정책이다.

외관부터 전기차 정체성이 뚜렷하다. 전면 충전포트가 새로 추가됐고, 기존 내연기관의 냉각 흡입구는 완전히 사라졌다. LED 안개등과 발광 그릴, 공기저항을 줄이는 전용 휠까지 적용해 미래지향적 이미지를 강화했다.
실내는 한층 더 혁신적이다. 26.6인치 대형 디지털 계기판이 시선을 압도하고, 변속기가 없어진 자리엔 플로팅 타입 센터콘솔이 들어가 공간감을 극대화했다. 통풍시트, 8스피커 보스 사운드시스템, 파노라마 선루프 등 프리미엄 편의사양도 빠짐없이 담았다.

안전 장비는 더욱 풍성하다. 최대 20가지 첨단 운전보조시스템과 레벨 2 자율주행 기능까지 지원한다. 특히 2열 시트의 ‘보스 모드’는 원터치로 앞으로 접혀 3열 접근을 한결 편하게 만든다.
파워트레인은 검증된 기술을 활용했다. 현대 크레타 일렉트릭과 동일한 시스템으로 베이스 모델은 42kWh 배터리에 133마력, 주행거리 404km를 확보했다. 롱레인지 모델은 51.4kWh 배터리로 169마력 성능에 주행거리를 490km까지 늘렸다.

배터리는 액체냉각 방식으로 방진방수 등급 IP67을 만족한다. 100kW 급속충전과 V2L 기능도 지원해 캠핑이나 정전 시 외부 전자기기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
전장 4550mm 크기에 7인승 구성이 가능한 카렌스 클라비스 EV는 사실상 ‘카니발의 동생’이라 할 수 있다. SUV와 미니밴의 장점을 결합한 크로스오버 스타일로 대가족용은 물론 상업용 활용도도 높다.

인도는 세계 3위 자동차 시장이자 전기차 급성장 지역이다. 기아가 이곳에서 현지 생산 전기차로 승부수를 던진 것은 글로벌 전동화 전략의 핵심 축을 인도에 두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합리적 가격에 실용성까지 갖춘 카렌스 클라비스 EV가 인도를 넘어 동남아시아 등 신흥국 시장 공략의 전략 모델로 자리 잡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