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가 또 한 방을 날렸다. 이미 글로벌 전기차 시장을 휩쓸고 있는 모델Y의 대형 버전 ‘모델Y L’이 중국에서 베일을 벗었다. 국산 대형 SUV 시장에 새로운 태풍이 몰아칠 조짐이다.

크기부터 압도적이다. 신형 모델Y L은 전장 4,976mm로 기존 모델보다 무려 18.6cm나 길어졌다. 휠베이스도 3,040mm로 15cm 확장됐다. 단순히 뒤쪽만 늘린 게 아니라 아예 플랫폼부터 손본 셈이다. 이 정도면 팰리세이드, 모하비 같은 국산 대형 SUV들과 정면승부가 가능한 수준이다.
6인승 프리미엄 구성도 눈길을 끈다. 기존 7인승 대신 6인승으로 가면서 2열에 캡틴시트를 넣었다. 국내 소비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바로 그 세팅이다. 여기에 성능까지 455마력으로 올렸다. 기존 443마력에서 12마력 상승한 것으로, 늘어난 차체 무게를 고려한 조치로 보인다.

가장 큰 문제는 출시 시기다. 올 가을 중국을 시작으로 순차 글로벌 출시에 나선다. 테슬라는 이미 지난 6월 미국 고객들에게 예고 메일까지 보낸 상태다. 한국 진입도 시간문제다.
현대기아차 입장에서는 정말 골치 아픈 상황이다. 아직 전기차 대형 SUV 라인업이 완전하지 않은데 테슬라가 이런 강력한 카드를 꺼내든 것이다. 특히 6인승 프리미엄 구성은 제네시스 GV70이나 현대 팰리세이드 고객층과 정면 겹친다.
테슬라 특유의 간결한 실내 디자인과 첨단 기술, 여기에 넓어진 공간까지 더해지면 기존 럭셔리 SUV 시장에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물론 가격이 관건이다. 하지만 테슬라의 과거 행보를 보면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시장을 뒤흔들 가능성이 높다.

EV9으로 대형 전기 SUV 시장에 먼저 발을 담근 기아차도 긴장할 수밖에 없다. 테슬라 브랜드 파워에 실용적인 6인승 구성까지 갖춘 모델Y L이 나오면 시장 지형이 완전히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기아차도 이제 정말 서둘러 대응책을 마련해야 할 때가 왔다. 전기차 전환이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테슬라의 공세는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