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가 8일 공개한 전기 SUV ‘EV5’가 테슬라 모델 Y를 정면으로 겨냥하며 준중형 전기차 시장에 본격 도전장을 내밀었다. 정통 SUV 디자인과 차박 특화 기능으로 무장한 EV5의 등장으로 국내 전기차 판도가 요동칠 전망이다.

EV5는 기아의 다섯 번째 전용 전기차로, 그동안 전기차 시장을 지배해온 어정쩡한 크로스오버 스타일과 완전히 결별했다. 기아의 ‘오퍼짓 유나이티드’ 디자인 철학을 바탕으로 각진 박시한 실루엣과 역동적인 라인을 조화시켜 SUV다운 당당함을 살렸다.
전면부 수직 배열 LED 헤드램프와 별자리를 형상화한 스타맵 시그니처 라이팅은 야간 도로에서 강렬한 존재감을 뽐낼 것으로 보인다. 19인치 다이아몬드 커팅 휠은 마치 보석을 깎아낸 듯한 정교함으로 프리미엄 이미지를 극대화했다.

측면에서 바라본 박시한 테일게이트와 D필러가 만드는 실루엣은 넓은 실내 공간을 예고하며, 후면부 수직·수평 리어콤비 램프는 강인한 SUV 이미지를 완성한다.
EV5의 진짜 승부수는 실내 공간 활용도에 있다. 2열 시트 완전 평탄화 접이 기능은 차박 문화가 확산되는 요즘 캠핑족들에게는 그야말로 꿈의 스펙이다. 시트를 앞으로 접으면 러기지와 연결돼 완전히 평평한 바닥면이 만들어져 성인 2명이 충분히 누울 수 있는 공간이 확보된다.

12.3인치 클러스터와 12.3인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5인치 공조 디스플레이가 하나로 연결된 파노라믹 와이드 디스플레이는 마치 우주선 조종석에 앉은 듯한 미래적 경험을 선사한다. 운전석·조수석·2열 독립 제어가 가능한 3존 공조 시스템까지 더해져 럭셔리 세단 수준의 편의성을 자랑한다.
동력 시스템 역시 경쟁력을 갖췄다. 81.4kWh 용량의 NCM 배터리를 탑재해 넉넉한 주행거리를 보장한다. 1열 콘솔의 넉넉한 수납공간과 2열 슬라이딩 트레이 등 실용성 면에서도 완성도를 높였다.
기아는 하반기 중 EV5의 상세 사양과

가격을 공개할 예정이다. 현재 스포티지 등 내연기관 준중형 SUV를 운전하는 소비자들의 전기차 전환 수요를 얼마나 흡수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테슬라 모델 Y 독주 체제에 균열을 낼 수 있는 강력한 대안이 등장한 만큼, 하반기 준중형 전기 SUV 시장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EV5가 정통 SUV의 정체성과 실용성을 무기로 얼마나 시장을 뒤흔들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