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팰리세이드 사려던 분들 잠깐만” GV80 하이브리드 2026년 9월 출시

현대자동차그룹이 제네시스 브랜드의 전기차 전환 계획을 사실상 포기하고 하이브리드 모델 출시로 방향을 선회한다. 제네시스 GV80 하이브리드가 2026년 9월부터 양산에 들어간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제네시스 GV80
제네시스 GV80

이번 결정은 현대차그룹이 지난해 야심차게 발표한 ‘2025년부터 제네시스는 전기차만 출시한다’는 전략을 완전히 뒤집은 것이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예상보다 빠르게 식어가자 현실적 대안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2024년 국내 하이브리드 판매량은 전년 대비 35% 급증한 반면, 전기차 판매는 23% 감소했다. 충전 인프라 부족과 긴 충전 시간, 겨울철 주행거리 감소 등 전기차의 구조적 한계가 여전히 소비자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증거다.

제네시스 GV80
제네시스 GV80

GV80 하이브리드는 팰리세이드와 비슷한 크기의 대형 SUV지만 제네시스 브랜드의 프리미엄 이미지와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의 연비 장점을 동시에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시장의 관심을 끌고 있다.

제네시스의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는 GV80, G80, GV70 등 대형 모델들이 전체 판매의 78%를 차지하고 있어 이들 모델에 하이브리드를 우선 적용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으로 보인다. GV80 하이브리드에 이어 G80 하이브리드(2026년 12월), GV70 하이브리드(2027년 3월)도 차례로 나올 예정이다.

제네시스 GV80
제네시스 GV80

주목할 점은 GV80 2세대 완전변경 모델 출시를 2028년으로 연기한 것이다. 하이브리드 모델로 당분간 시장을 버틸 수 있다는 자신감의 표현으로 읽힌다.

이 같은 현상은 글로벌 완성차 업계 전반에서 나타나고 있다. GM은 전기차 40만 대 생산 목표를 포기하고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재출시를 발표했으며, 포드는 전기 SUV 계획을 백지화했다. BMW, 메르세데스-벤츠 등 프리미엄 브랜드들도 하이브리드 투자를 다시 늘리고 있다.

제네시스 GV80
제네시스 GV80

결국 전기차 시대로 가는 과정에서 하이브리드가 ‘징검다리’ 역할을 하게 됐다는 얘기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선택의 폭이 넓어진 만큼, 팰리세이드 구매를 고려 중인 소비자들에게는 GV80 하이브리드가 새로운 대안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기차 시대의 완전한 도래는 아직 시기상조라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하이브리드가 다시 주목받는 시점에서 현대차그룹의 이번 결정은 시장 흐름을 제대로 읽은 현명한 판단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