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셔리카의 새로운 역사가 쓰였다. 3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25 서울모빌리티쇼’에서 제네시스가 선보인 두 대의 콘셉트카는 전 세계 자동차 업계에 충격을 안겼다. 플래그십 세단 G90를 기반으로 한 ‘엑스 그란 쿠페’와 ‘엑스 그란 컨버터블’의 등장은 단순한 신차 공개가 아닌, 럭셔리카 시장의 새 장을 여는 서막이었다.

쿠페와 컨버터블은 첫 눈에 봐도 범상치 않다. 제네시스의 상징인 두 줄 헤드램프는 더욱 날렵해졌고, 크레스트 그릴의 3D 다이아몬드 패턴은 보석 세공사의 손길이 느껴질 정도다. 프레임리스 도어와 끊김 없이 이어지는 유리창은 자동차가 아닌 현대 미술관의 조각품을 연상케 한다.
색상 선택은 제네시스의 뛰어난 안목을 보여준다. 쿠페의 짙은 올리브 그린은 지중해의 고귀함을, 컨버터블의 버건디 컬러는 이탈리아 최고급 와인의 깊이를 담았다. 실내는 더욱 특별하다. 올리브 오일 정제 폐수로 만든 친환경 가죽, 실제 올리브 원목으로 마감된 대시보드, 유칼립투스 원목 트림까지. ESG 시대의 럭셔리를 재해석한 제네시스의 철학이 고스란히 담겼다.

이날의 깜짝 스타는 ‘GMR-001 하이퍼카’였다. 2026년 WEC(세계내구선수권) 출전을 위해 준비 중인 이 레이스카는 제네시스의 기술력을 증명할 기회다. 프랑스의 명문 레이스카 제조사 오레카와 손잡고 자체 개발한 V8 엔진을 탑재했으며, 전설의 드라이버 재키 익스 영입으로 우승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다.

출범 10주년을 맞은 제네시스의 이번 행보는 의미심장하다. 이미 130만 대 이상의 글로벌 판매고를 달성하며 럭셔리 브랜드로서의 입지를 다졌지만, 여기서 만족하지 않았다. 쿠페와 컨버터블이라는 파격적인 변신, 모터스포츠 도전은 제네시스가 그리는 미래가 벤츠와 BMW가 100년 넘게 지켜온 럭셔리의 정점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이제 제네시스는 단순한 고급차 브랜드가 아닌, 럭셔리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는 문화 아이콘으로 진화하고 있다. 친환경 소재와 예술적 디자인의 조화, 모터스포츠까지 아우르는 전방위적 도전은 럭셔리카 시장에 새로운 기준을 제시할 것이다. 제네시스가 그리는 미래가 현실이 되는 순간, 우리는 럭셔리카의 새로운 역사를 목격하게 될 것이다.